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2019년 8월 31일부터 10월 6일까지 방영된 총 10부작 심리 스릴러 드라마입니다. 임시완과 이동욱 주연으로, 김용키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서울 상경 후 에덴 고시원에 입주한 청년 윤종우가 엽기적인 주민들을 만나며 점차 파멸로 빠져드는 과정을 통해 타인에 대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고립과 심리적 붕괴를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독특한 연출과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인간 본성에 대한 날 선 질문은 '타인은 지옥이다'를 한층 강렬한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등에서 스트리밍 가능하며 여전히 많은 시청자에게 회자되는 대표적인 한국 심리 스릴러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고시원의 공포가 일상이 된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로 상경한 지망생 윤종우(임시완)가 에덴 고시원에 입주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문화 홍보 회사의 인턴을 시작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왔지만, 곧 고시원의 낡고 음산한 분위기와 이웃 주민들의 기이한 행동에 점차 불안해집니다. 특히 같은 층의 서문조(이동욱 분)는 친절하지만 때론 소름 끼칠 정도로 예리한 관찰자이자, 의도가 불분명한 인물로 종우의 의심을 자극합니다. 종우는 고시원의 여러 주민—유기혁, 변득종·득수, 홍남복, 안희중 등—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상한 행동을 보일 때마다 자신이 점점 더 깊은 심리적 불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동안 자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타인의 선의는 점차 가면이었고, 고시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불신, 타인에 대한 공포가 치밀하게 드러납니다. 최종화인 ‘가스라이팅’에서는 종우가 문조와 직접 맞닥뜨리고 극한의 심리적 충돌을 겪으며, 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는 고시원을 탈출하지만, 그 후에도 남겨진 자아의 파편과 고립감, 타인에 대한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드라마는 단순한 범죄나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취약하고 외부 자극에 따라 무너질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질문하는 심리물이었습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그 중심에 선 사람들
윤종우(임시완)는 서울 상경 청년으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연극하듯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그는 고시원 주민들을 만나며 타인의 이중성과 본성을 깨닫고, 불안은 공포로, 공포는 파멸로 변해가는 과정을 겪으며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서문조(이동욱)는 에덴 고시원의 304호에 사는 치과 의사로, 매너 있는 이웃이면서 동시에 종우에게 점차 위협적 존재로 다가오는 인물입니다. 그는 탐미주의적 성향과 함께 범죄성을 내포하며, 정작 그가 무엇을 의도하는지 끝까지 알 수 없는 ‘무서운 친절함’의 화신입니다. 유기혁(이현욱)은 종우가 처음 다가가는 층 이웃으로, 외형은 친절하지만 이상한 매너와 의도 불명의 호의를 보여 종우를 더 깊은 혼란으로 이끕니다. 변득종·득수(박종환)는 쌍둥이로, 괴상한 말투와 걸음걸이, 반복적이고 비틀린 행동으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홍남복(이중옥)은 러닝셔츠 차림으로 늘상 돌아다니며 과도한 친절과 수상한 행동으로 종우를 위협하며, 고시원 내부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 외에도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정은), 그리고 안희중(현봉식)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각각의 방식으로 종우의 고립감을 부각하며 극 전반에 걸쳐 공포를 증폭시킵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고립과 불신이 만든 지옥
‘타인은 지옥이다’는 단순한 공포 드라마를 넘어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집요하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좁고 낡은 고시원이라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괴상한 사건들은 시청자에게 현실적인 공포감을 전달하며, 주인공 윤종우의 불안과 혼란을 고스란히 체감하게 만듭니다. 임시완은 고립되고 불안한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타인에 대한 불신이 어떻게 내면을 파괴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동욱은 친절함과 공포가 공존하는 독특한 악역 캐릭터로 극의 중심을 잡고, 극 전반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연출 측면에서도 고시원의 음산한 분위기와 폐쇄성, 인물들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구현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고시원의 공간이 하나의 지옥처럼 느껴지도록 합니다. 카메라의 시점 변화, 음향 효과, 조명 설계 등 세심한 연출은 웹툰 원작의 괴기스러움을 그대로 살려냅니다. 드라마는 인간관계의 본질, 사회적 고립, 그리고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현실의 지옥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단지 이야기의 끝이 아닌,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고립과 불신의 현실을 은유하며 긴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