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줄거리
드라마는 조용한 바닷가 마을 옹산에서 혼자 술집 ‘까멜리아’를 운영하는 동백의 일상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아들 필구와 단둘이 살아가며,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외로움을 조용히
견디고 있죠.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조용히 숨어 살 듯 살아가던 그녀 앞에 황용식이 나타납니다.
용식은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내려온 옹산 파출소의 순경으로, 성격은 시골 사람 특유의 느긋함과
의리가 섞인 투박하지만 따뜻한 남자입니다. 동백을 처음 본 순간부터 한눈에 반하고, 동백을 향한
직진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는 동백의 아픔, 과거, 현실적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동백 씨가
어떤 사람인지, 그거 하나만 보고 좋아한다”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죠.
하지만 동백을 둘러싼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동네 남자들에게 인기는 있지만
여자들에게는 미움을필구의 친부는 강종렬은 스타 야구선수이지만 겁쟁이에 이기적인
인물로 유부남입니다. 하지만 필구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자 동백과 필구를 찾고 흔들기를
반복합니다. 게다가 동백이 운영하는 까멜리아는 마을에서 술집 아줌마로 낙인찍혀 있고
그녀를 시기하고 모욕하는 시선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옹산에서는 과거 한 여성의 죽음과 관련된 미제 연쇄살인사건 까불이 사건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사건의 진범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동백은
까불이에게 경고를 받습니다. 자신이 다음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에 휩싸이게 되죠.
그 공포 속에서도 그녀는 아들 필구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점점
더 강해져갑니다. 용식은 그런 동백 곁을 단단히 지키며, 그녀를 향한 사랑을 더 깊게
만들어갑니다. 용식의 어머니인 곽덕순 여사는 처음엔 미혼모 동백을 탐탁지 않아 했지만
점차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고 딸처럼 받아들이게 되죠. 동백의 엄마 정숙 역시, 냉정하게
보였던 태도 뒤에 숨겨진 모성애와 희생을 드러내며 드라마의 감정 깊이를 더해줍니다.
까불이'의 정체가 드러나고, 그 실체와 마주한 동백은 더 이상 피해자로 숨어 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고 용기를 냅니다. 결국 동백과 용식은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삶을
함께 하기로 선택하며 자신만의 꽃을 피웁니다.
필구는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성장하고, 까멜리아는 더 이상 숨어있는 공간이 아닌 사람이
모이고 향기를 품는 삶의 공간이 됩니다.
동백꽃 필 무렵 등장인물
동백 (공효진)
섬세하고 조용하지만 단단한 여자. 미혼모라는 사회적 낙인을 견디며 꿋꿋이 살아갑니다.
한때 사랑받지 못했던 상처, 혼자 아이를 키우는 고된 삶, 주변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끝까지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입니다. 동백이라는 이름처럼, 차가운 계절 속에서 조용히 피는 꽃 같은 여자. 잠잠히 독립적이고 담담히 제 길을 간다. 남 보여주기 위한 행복이 아니라 남이 뭐라든 행복할 줄 안다. 주야장천 세상의 불친절 속에 살아왔으면서도 동백은 다정하다.
황용식 (강하늘)
경찰이자 ‘사랑꾼’. 단순하고 솔직하며, 정의롭고 사람을 믿는 데 주저함이 없는 순정파입니다.
동백을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을 표현하고, 주변의 시선과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그녀의 편이
되어주는 인물입니다. 강하늘은 이 캐릭터를 통해 ‘국민 남자 친구’ 반열에 오를 만큼 따뜻하고
정직한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단순, 순박, 솔직, 우직, 용맹, 충직, 막무가내. 정의로운데 대책은 없다. 동네 파출소 순경으로는
이만한 책임자도 없건만 황용식의 이상은 좀 남다르다. 기왕이면 몸으로 뛰는 007보단 머리 쓰는
셜록홈스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지적허기가 좀 있어서 별 쓸데없는 책도 많이 산다.
강종렬 (김지석)
동백의 과거 연인이자 필구의 친부. 유부남이 된 후에도 동백을 잊지 못하고 접근합니다.
겉으로는 유명 야구선수이자 TV 속 스타지만, 실상은 책임감 없고 자기중심적인 인물.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죄책감과 후회를 통해 캐릭터는 점차 변화합니다.
이기적이지만 어딘가 안쓰러운 남자이다. 전 국민이 다 아는 그의 잘 나가는 연봉,
종렬의 일상엔 풍요가 넘치지만, 종렬의 마음은 갈수록 황량하다. 아직도 끄떡하면 멍하니
그 시절 두루치기를 생각한다.
향미 (손담비)
까멜리아 알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수가 없다. 뭘 계속 두리번대고, 뭘 멍하니
보는 것도 같은데 얘 머릿속은 도무지 알 수 없다. 뇌를 안 거치고 말을 하고 별생각 없는 걸
감추려고도 안 한다. 하지만 향미는 외로움에 허기가 많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향미 앞에서 입조심을 안 한다. 워낙 얕고 가벼워서 향미가 하는 말은
사람들이 깊이 듣지도 않는다.
동백꽃 필 무렵 감상평
동백꽃 필 무렵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로 보이지만 사람, 사회, 편견, 상처, 그리고 회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는 여자가, 한 남자의 따뜻한 사랑을 통해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잔잔하지만 향기롭고 무게감 있게 만들어진 거 같습니다.
이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악역도, 엑스트라도 모두 살아 있는 인물로 보이게 한 구성에
있습니다. 시장 상인 한 명 한 명, 옆집 아줌마까지도 모두 각자의 사연과 감정을 갖고 있었고
그들이 엮어낸 이야기들이 커다란 공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미스터리 장르 못지않은 까불이 사건을 통한 긴장감도 보는 내내 긴장감이 흘렸죠.
잔잔한 로맨스와 함께 조용히 다가오는 위협은 스토리에 속도감과 몰입도를 더했고,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안겨줬죠. 무엇보다 총 40편이라는
긴 회차에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사람한테 꽃이 되는 거, 그게 사랑이고 위로다."
우리 같이 까멜리아로 놀러 가볼까요?